사직서 던지고 회사 문을 나설 때만 해도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한두 달 푹 쉬면서 천천히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해야지” 생각했죠. 그런데 딱 2주 지나니까 현실의 벽이 훅 들어오더라고요. 당장 다음 달 카드값, 원룸 월세, 통신비가 목을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부랴부랴 고용보험 사이트에 들어가서 실업급여를 알아보니, 제 발로 걸어 나온 ‘자진퇴사’는 단 1원도 받을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통장 잔고는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고 밤에 잠도 안 오던 찰나, 먼저 이직에 성공한 선배가 밥을 사주며 한마디 하더군요.
“너 국민취업지원제도 신청 안 했어? 그거 자진퇴사자도 한 달에 50만 원씩 6개월이나 주잖아.”
그날 집에 오자마자 반신반의하며 신청했다가, 진짜로 6개월 동안 300만원의 현금을 지원받으며 성공적으로 이직한 제 생생한 경험담을 속 시원하게 풀어보겠습니다.
권고사직 아니어도 당당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나라에서 주는 취업 지원금은 회사에서 잘린 권고사직자만 받는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제도의 목적 자체가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사표를 내고 나온 자진퇴사자라도, 심지어 대학교를 막 졸업해서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아예 없는 취준생이라도 조건만 맞으면 100퍼센트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처럼 까다로운 퇴사 사유를 묻지 않으니, 저처럼 홧김에 퇴사하고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생명줄입니다.
무조건 1유형을 노려야 하는 이유 (현금 300만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1유형과 2유형으로 나뉘어 있어서 머리가 아프실 겁니다. 복잡한 거 싹 빼고 결론만 말씀드리면 무조건 1유형에 선정되어야 현금이 나옵니다.
- 1유형: 구직촉진수당이라고 해서 매달 50만원씩 6개월 동안 총 300만원을 내 통장으로 직접 꽂아줍니다. (제가 받은 게 바로 이겁니다.)
- 2유형: 현금을 주는 게 아니라 직업 훈련 학원비 일부를 지원해 주거나, 나중에 취업에 성공했을 때 보너스 개념으로 수당을 줍니다.
1유형이 되려면 재산과 소득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하지만 청년(18세에서 34세)의 경우,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자취하는 1인 가구라면 재산 기준 컷이 꽤 넉넉해서 통과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저도 원룸 전세 보증금 빼고는 가진 재산이 없어서 무난하게 1유형으로 프리패스했습니다.
고용센터 방문부터 첫 입금까지의 리얼 후기
신청 버튼 누른다고 내일 당장 돈이 들어오는 건 아닙니다. 약간의 정성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나면 관할 고용센터에서 담당 상담사님이 배정되고 전화가 옵니다. 센터에 한 달 동안 세 번 정도 방문해서 상담도 받고 “저 진짜 취업할 의지가 있습니다” 하고 취업 활동 계획서라는 것을 작성해야 합니다. 솔직히 아침에 일어나서 센터 찾아가는 게 살짝 귀찮긴 했지만, 300만원을 준다는데 이 정도 수고는 당연히 해야죠.
계획서가 최종 통과되고 나면 그때부터 매달 지정된 날짜에 50만원이 칼같이 입금됩니다. 저는 이 돈으로 토익 스피킹 학원도 끊고, 면접 볼 때 입을 정장도 사고, 집중 잘 되는 스터디 카페 월정액도 끊으면서 정말 알뜰하게 썼습니다. 매달 이력서를 2번 이상 넣었다는 증빙 자료만 인터넷으로 제출하면 입금은 계속 유지됩니다.
지원금 받으면서 편의점 알바 해도 될까?
이 부분 많이들 궁금해하실 겁니다. 한 달에 50만원만으로는 사실 밥값 하기도 빠듯해서 알바를 병행하려는 분들이 많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은 합니다. 단, 한 달에 버는 알바 소득이 50만원(정확히는 54만9천원)을 넘어가면 그달의 구직촉진수당은 지급되지 않고 날아갑니다. 그러니 주말에 잠깐씩 하는 단기 알바나 배달 알바 정도로 소득이 기준치를 넘지 않게 조절하셔야 국가 지원금도 온전히 타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주말 이틀만 동네 카페에서 짧게 알바를 뛰면서 버텼습니다.
마음의 여유는 통장잔고에서 나온다..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50만원의 위력은 생각보다 엄청났습니다. 통장 잔고가 바닥을 칠 때는 마음이 너무 조급해져서 아무 회사나 덜컥 합격하면 들어가려다가 또 후회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이 지원금이 들어오니 심리적인 여유가 생겨서 꼼꼼하게 회사를 따져보고, 진짜 제가 가고 싶은 곳에 합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지금 퇴사 후 막막한 마음에 밤잠 설치고 계신다면 혼자 끙끙대지 마세요. 당장 내일 아침에 국민취업지원제도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로그인부터 해보시길 바랍니다. 이 제도가 여러분의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가장 든든한 러닝메이트가 되어줄 것입니다! 돈이 주는 심리적 여유는 상상 이상입니다
